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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아름다움 -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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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상품명 내용 없는 아름다움 -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
판매가 25,200원
소비자가 28,000원
제조사 북치는소년
원산지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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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코드 P0000I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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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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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지은이), 이민호 (글), 오민준 (캘리그래피) 북치는소년 2020-04-25
192쪽 185*240mm 365g ISBN : 979119652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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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신고전주의 작가 오민준이 김종삼 시인의 시를 캘리그라피로 재현한 작품집이다. 김종삼의 시가 현실을 형상화하였고 오민준의 글씨가 김종삼의 시정을 빌려 현실을 재창조한 것이다. 캘래그라피(Calligaphy)는 “아름답게 쓰다”는 뜻으로 프랑스 시인 기욤 아뽈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는 ‘아름다운 상형문자’라 명명했다.
김종삼과 오민준이 만나는 곳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아름다움’이라는 미학적 세계에서 다른 두 장르와 두 매개체와 두 예술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오민준은 상호 텍스트의 관계에서 볼 때 김종삼의 독자였다가 작가로 변신하는 존재다. 이 자리 바뀜은 두 예술가의 대화처럼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물로서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 : 내용 없는 아름다움>은 김종삼의 시세계에 머물렀던 독자에서 더 확장된 새로운 독자의 탄생을 의미한다. 김종삼 시의 아름다움은 ‘내용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절묘한 시구에 정수를 담고 있다. 시 「북치는 소년」의 한 행인 이 말은 쉽사리 이해할 수 없다. 가치 없는 아름다움이라 치부하기에는 자구적이며 인상적 판단이다. 특정한 의미에 갇혀 있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굳이 의미를 따져 상응시켜 놓을 수 없을 만큼 열려진 미학적 차원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담긴 오민준의 캘리그라피는 내용 없음에 또 하나의 의미를 확장하는 계기가 분명하다. 이 책의 구성은 김종삼 시인의 시 60편을 오민준 작가가 캘리그라피로 재현하였으며 각 시 작품마다 이민호 시인이 시를 이야기 하는 산문이 곁들여 있다.


■ 목차                                               
                                                   
책을 내며 - 허락된 시간에 감사하며 살아갈 기적을 꿈꾼다
 김종삼의 시와 삶 - 풍경의 배음과 문학적 저항
1부 – 소리 나지 않는 완벽
G·마이나, 「연대시집•전쟁과음악과희망과」, 자유세계사, 1957.
십이음계十二音階의 층층대層層臺, 『현대문학』, 1960. 11.
주름간 대리석大理石, 「현대문학」, 1960. 11.
음音, 「현대시」 제3집, 1963. 1.
단모음短母音, 「현대시」 제5집, 1963. 12.
샹뼁, 「신동아」, 1966. 1.
앙포르멜, 「현대시학」, 1966. 2.
배음背音, 「현대문학」, 1966. 2.
문장수업文章修業, 「현대한국문학전집 18·52인시집」, 신구문화사, 1967.
스와니강江이랑 요단강江이랑, 「현대한국문학전집 18·52인시집」, 신구문화사, 1967.
미사에 참석參席한 이중섭씨李仲燮氏, 「현대문학」, 1968. 8.
음악音樂—마라의 「죽은 아이를 추모追慕하는 노래」에 부쳐서, 「십이음계」, 삼애사, 1969.
아뜨리에 환상幻想, 「십이음계」, 삼애사, 1969.
시인학교詩人學校, 「시문학」, 1973. 4.
피카소의 낙서落書, 「월간문학」, 1973. 6.
올페, 「심상」, 1973. 12.
미켈란젤로의 한낮, 「문학과지성」, 1977. 봄.
최후最後의 음악音樂, 「현대문학」, 1979. 2.
내가 죽던 날, 「현대문학」, 1980. 4.
라산스카,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믿음사, 1982.
 2부 – 주검의 갈림길도 없는
 원정園丁, 「신세계」, 1956. 3.
전봉래全鳳來, 「연대 시집•전쟁과음악과희망과」, 자유세계사, 1957.
오월五月의 토끼똥·꽃, 「한국전후문제시집」, 신구문화사, 1961.
아우슈뷔치, 「현대시」 제5집, 1963. 12.
소리, 「조선일보」, 1965. 12. 5.
오五학년 일一반, 「현대시학」, 1966. 7.
지대地帶, 「현대시학」, 1966. 7.
묵화墨畵, 「월간문학」, 1969. 6.
돌각담, 「십이음계」, 삼애사, 1969.
두꺼비의 역사轢死, 「현대문학」, 1971. 8.
엄마, 「현대시학」, 1971. 9.
장편掌篇, 「월간문학」, 1976. 11.
아우슈비츠 라게르, 「한국문학」, 1977. 1.
민간인民間人, 「시인학교」, 신현실사, 1977.
기동차가 다니던 철뚝길, 「시인학교」, 신현실사, 1977.
앤니 로리, 「세대」, 1978. 5.
장편掌篇, 「문학과지성」, 1980, 여름.
소곰 바다, 「세계의문학」, 1980. 가을.
소공동 지하 상가,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민음사, 1982.
서시序詩, 「평화롭게」, 고려원, 1984.
 3부 – 받기 어려운 선물
 받기 어려운 선물처럼, 「연대 시집·전쟁과음악과희망과」, 자유세계사, 1957.
쑥내음 속의 동화, 「지성」, 1958. 가을.
드빗시 산장 부근, 「사상계」, 1959. 2.
부활절復活節, 「한국전후문제시집」, 신구문화사, 1961.
라산스카, 「현대문학」, 1961. 7.
라산스카, 「자유문학」, 1961. 12.
라산스카, 「현대시」 제4집, 1963. 6.
나, 「자유공론」, 1966. 7.
북치는 소년, 「현대한국문학전집 18·52인시집」, 신구문화사, 1967.
라산스카, 「신동아」, 1967. 10.
나의 본적本籍, 「본적지」, 성문각, 1968.
무슨 요일曜日일까, 「본적지」, 성문각, 1968.
물통桶, 「본적지」, 성문각, 1968.
유성기留聲機, 「현대시학」, 1974. 3.
따뜻한 곳, 「월간문학」, 1975. 4.
어부漁夫, 「시문학」, 1975. 9.
장편掌篇, 「시문학」, 1975. 9.
새, 「심상」, 1977. 1.
평범한 이야기, 「신동아」, 1977. 2.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민음사, 1982.
김종삼 시와 오민준의 캘리그라피에 대한 소고 - 김종삼의 시정詩情과 오민준의 서의書意
김종삼 연보 - 잔잔한 성하星河의 흐름



■ 저자 

김종삼 (지은이)

1921년 4월 25일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남. 평양 광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평양 숭실중학교를 거쳐 일본 동경 도요시마(豊島) 상업학교에 편입, 졸업하고 동경문화학원 문학과에 입학함. 해방이 되자 귀국 극예술협회 연출부에서 음악을 담당함. 1954년 『현대예술』 6월호에 시 「돌」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함. 『현대시회』 회원으로 시를 쓰며 『시극』 동인으로 각종 시극의 음악을 연출함. 1967년 동아방송 제작부에서 음악 연출을 담당하다 정년을 맞음. 1984년 12월 8일 간경화로 생을 마감. 경기도 송추 울대리 길음성당 묘역... 더보기
최근작 : <내용 없는 아름다움>,<다시, 사랑하는 시 하나를 갖고 싶다>,<김종삼 시선 (큰글씨책)> … 총 8종 (모두보기)

이민호 (글)

김종삼 시인을 사사하여 스스로 종삼주의를 선언하고 아름다운 시의 길을 여는데 뜻을 둔 후 199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서강 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에서 “김종삼 시의 담화론적 연구”로 석사 학위를, “현대시의 담화론적 연구-김수영·김춘수·김종삼을 대상으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 어문 학회』 등 각종 학회 이사로, 『한국 작가 회의』 이사로, 진보 문예 단체 『리얼리스트 100』 운영 위원으로, 『김수영 문학관』 운영 위원으로 강단과 문단에서 일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 삼아 김종삼의 문학과... 더보기
최근작 : <내용 없는 아름다움>,<완연한 미연>,<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 총 22종 (모두보기)

오민준 (캘리그래피)

원광대학교 서예학과 학부와 대학원, 그리고일본의 다이토분카대학원에서 공부한 석학으로 서예의 엘리트 코스만을 거친 캘리그라피 1세대 작가며 현대서예가다.대학과 단체, 기관에서 100회 이상의 강연과 국내외에서 개인전 8회를 비롯해 300회가 넘는 그룹, 기획전시에 작품을출품할 정도로 이론과 실기를 겸비하고 있다. 서체의 생성및 변천과정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어 학위논문 모두 고대 금석문 연구로 받았으며 글꼴의 조형성과 작품에 대한 구성과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캘리그라피 작가로서 대표적인 작업은 서울문화재... 더보기
최근작 : <오민준, 캘리그라피를 다시쓰다> … 총 2종 (모두보기)


출판사 서평 

김종삼의 시정詩情과 오민준의 서의書意가 만나다!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내용 없는 아름다움』은 신고전주의 작가 오민준이 김종삼 시인의 시를 캘리그라피로 재현한 작품집이다. 김종삼의 시가 현실을 형상화하였고 오민준의 글씨가 김종삼의 시정을 빌려 현실을 재창조한 것이다. 캘래그라피Calligaphy는 “아름답게 쓰다”는 뜻으로 프랑스 시인 기욤 아뽈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는 ‘아름다운 상형문자’라 명명했다. 김종삼과 오민준이 만나는 곳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아름다움’이라는 미학적 세계에서 다른 두 장르와 두 매개체와 두 예술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오민준은 상호 텍스트의 관계에서 볼 때 김종삼의 독자였다가 작가로 변신하는 존재다. 이 자리 바뀜은 두 예술가의 대화처럼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물로서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내용 없는 아름다움』은 김종삼의 시세계에 머물렀던 독자에서 더 확장된 새로운 독자의 탄생을 의미한다. 김종삼 시의 아름다움은 ‘내용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절묘한 시구에 정수를 담고 있다. 시 「북치는 소년」의 한 행인 이 말은 쉽사리 이해할 수 없다. 가치 없는 아름다움이라 치부하기에는 자구적이며 인상적 판단이다. 특정한 의미에 갇혀 있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굳이 의미를 따져 상응시켜 놓을 수 없을 만큼 열려진 미학적 차원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담긴 오민준의 캘리그라피는 내용 없음에 또 하나의 의미를 확장하는 계기가 분명하다. 이 책의 구성은 김종삼 시인의 시 60편을 오민준 작가가 캘리그라피로 재현하였으며 각 시 작품마다 이민호 시인이 시를 이야기 하는 산문이 곁들여 있다.

김종삼의 시정詩情과 오민준의 서의書意
-시의 서정을 담은 아름다운 글씨의 세계

 아름다움에서 만나다

중국 북송北宋 때 화가 곽희郭熙는 『임천고치林泉高致』에서 ‘시는 형태 없는 그림이요, 그림은 형태 있는 시’라 했다. 김종삼 시를 캘리그라피로 재현한 오민준의 작품을 대하며 떠오르는 말이다. 그처럼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내용 없는 아름다움』은 시와 글씨의 혼연일체를 방불케 한다. 김종삼의 시가 현실을 형상화하였고 오민준의 글씨가 김종삼의 시정을 빌려 현실을 재창조한 것이다.
캘리그라피Calligaphy는 어원을 따지면 ‘아름다움Kallos’과 ‘쓰다graphy’가 합쳐진 말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아름답게 쓰다.”의 뜻이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캘리그라피를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로 정의하였다. 이때 아름다움은 형태적 아름다움에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전통 시학에 반기를 들고 시의 현대성을 추구했던 프랑스 시인 기욤 아뽈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는 시집 『칼리그람Calligrammes(1918)』에서 시와 그림의 통합을 꾀했다. 이때 자신의 시를 ‘캘리그램’ 즉, ‘아름다운 상형문자’라 명명했다. 이처럼 캘리그라피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갱신하려는 인간 본질의 예술적 욕망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김종삼과 오민준이 만나는 곳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아름다움’이라는 미학적 세계에서 다른 두 장르와 두 매개체와 두 예술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오민준은 상호 텍스트의 관계에서 볼 때 김종삼의 독자였다가 작가로 변신하는 존재다. 이 자리 바뀜은 두 예술가의 대화처럼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물로서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내용 없는 아름다움』은 김종삼의 시세계에 머물렀던 독자에서 더 확장된 새로운 독자의 탄생을 의미한다.
김종삼 시의 아름다움은 ‘내용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절묘한 시구에 정수를 담고 있다. 시 「북치는 소년」의 한 행인 이 말은 쉽사리 이해할 수 없다. 가치 없는 아름다움이라 치부하기에는 자구적이며 인상적 판단이다. 특정한 의미에 갇혀 있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굳이 의미를 따져 상응시켜 놓을 수 없을 만큼 열려진 미학적 차원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담긴 오민준의 캘리그라피는 내용 없음에 또 하나의 의미를 확장하는 계기가 분명하다.

김종삼을 읽는 독법

 물
 닿은 곳

 신고神羔의
 구름밑

 그늘이 앉고
 묘연杳然한
 옛
G•마이나
-「 G‧마이나」
김종삼 시를 읽는 오민준의 독법을 묶어 보면 다음과 같다.

시 「 G‧마이나」는 3연으로 된 시이다. 오민준은 이를 두 개 층위로 변주시켜 놓았다. 삶과 죽음, 시작과 끝이 분별없이 흘렀던 시간을 천상과 지상의 명백한 공간으로 분리시켰다. 그럼으로써 이 시가 담고 있는 애도의 뜻을 보다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 행간을 잇는 음계를 이미지로 달아 놓았다. 그렇게 분리의 변주는 새로운 차원에서 합일되는 상황을 연출한다.

廣漠한地帶이다기울기
 시작했다잠시꺼밋했다
十字型의칼이바로꼽혔
 다堅固하고자그마했다
 흰옷포기가포겨놓였다
 돌담이무너졌다다시쌓
 았다쌓았다쌓았다돌각
 담이쌓이고바람이자고
 틈을타凍昏이잦아들었
 다포겨놓이던세번째가
 비었다.
-「돌각담」

*廣漠(광막), 地帶(지대), 十字型(십자형), 堅固(견고), 凍昏(동혼)

적층의 변주다. 김종삼이 형상화한 돌각담은 각진 돌의 프레임이 반복돼 죽음의 견고함이 강조되었다. 이 구체시는 오민준의 읽기를 통해 변주된다. 죽음이 적층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울퉁불퉁 투박하다. 돌과 돌 틈에 또 돌을 끼워 넣는 형식으로 만든 돌담은 죽음의 긴장 속에 작은 구멍 같은 여백을 만들어 놓고 있다. 이 트인 숨통에서 죽음의 상처는 어느 정도 다독거려진 듯하다.

술을 먹지 않았다.
가파른 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산과 하늘이 한바퀴 쉬입게 뒤집히었다.

다른 산등성이로 바뀌어졌다. 뒤집힌 산덩어린 구름을 뿜은채 하늘 중턱에 있었다.

뉴스인듯한 라디오가 들리다 말았다. 드물게 심어진 잡초가 깔리어진 보리밭은 사방으로 펄치어져 하늬 바람이 서서히 일었다. 한 사람이 앞장서 가고 있었다.
좀 가노라니까
 낭떠러지기 쪽으로
 큰 유리로 만든 자그만 스카이 라운지가 비탈지었다.
언어言語에 지장을 일으키는
 난쟁이 화가畵家 로트렉끄씨氏가
 화를 내고 있었다.
-「샹뼁」

전면적 배제의 변주이다. 캘리그라피로 재현된 텍스트에서 김종삼의 원 텍스트를 발견하기 어렵다. 환상이면서도 명료하다. 이 아이러니는 혼돈에 빠진 현실을 더 핍진하게 보여준다. 오도되고 역전된 현실의 허상을 단적으로 형상화한지도 모른다. 오민준은 김종삼을 앞서간 로트레크를 따르고 있다. 아니 그를 통과해 더 앞서가고 있다. 풍경은 보이는 그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뒤따름에도 미학적 숭고함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일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老人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어부」

포괄의 변주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하나의 의미로 모든 걸 포섭한다. 이 시 「어부」의 중심 메시지인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는 시구의 의미를 ‘기쁨’으로 초점화하여 형상화한다. 비록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서사는 삭제되었지만 그 자리에 더 많은 주체들의 고단한 삶이 자리를 잡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변주의 모든 과정은 롤랑 바르트가 이미지 포착의 핵심으로 말했던 푼쿠툼punctum의 변주라 할 수 있다. ‘나를 찔러 상처를 남긴’ 아우라이다. 상식과 편견에 얽맨 눈으로 볼 수 없는 개별적이며 고양된 공간이다. 이는 김종삼이 시적 대상으로 삼은 것이기도 하다. 그것을 읽어낸 주체는 독자로서 오민준이다. 그러나 그 읽기가 새롭게 텍스트화되는 순간에 이제 오민준의 창작 세계만 남는다. 동시에 우리는 김종삼으로 환원하는 상호 텍스트 읽기의 쾌락을 누리면 된다.

‘ㅅ’의 변주와 ‘ㅁ’의 포월

오민준이 무게 중심을 두는 두 개의 낱글자가 있다. ‘ㅅ’과 ‘ㅁ’이다. 그의 작품을 읽는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이 두 표징을 통해 나름 길을 열 수 있다. 분리와 적층과 배제와 포괄의 변주 묶음은 ‘ㅅ’ 낱글자에서 심미적 형상화를 이루고 ‘ㅁ’ 낱글자에서 융합적 형상화를 성취한다.

캘리그라피 ①은 시 「돌각담」을 형상화한 것이다. 주검들이 겹쳐 쌓이는 형상을 ‘다시’의 낱글자 ‘ㅅ’으로 표현했다. 기존 돌각담의 각진 프레임을 붕괴시키고 새로운 공간에서 구현했다. 원텍스트의 시어는 사라져 형해形骸만 남았다. 명확한 전달력은 희미해졌지만 오민준이 구성한 새로운 프레임 속에서 전쟁의 비극적 상황은 오히려 곡진曲盡하다. 소통의 거부는 원텍스트의 영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오민준의 예술적 행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예술 공간에서 새로운 텍스트를 창조하려는 것이다. 이 ‘ㅅ’의 심미성은 사람으로, 집으로, 산으로 이미지가 변주 된다.
②는 시 「전봉래」의 캘리그라피이다. 이 작품에서 ‘다시’의 낱글자 ‘ㅅ’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 희미한 십자가를 배경으로 안타까운 영혼의 존재를 지지하는 듯 삼각대형을 이루고 있다. 원텍스트에서 김종삼이 떠받쳐 세우고자 했던 우정과 음악과 시의 정립鼎立을 오롯이 담았다. ‘ㅅ’의 이미지 반복은 앞서 캘리그라피 ①에서도 보았던 것으로 죽음의 반복적 상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전봉래의 죽음과 김종삼의 죽음의식과 독자(오민준을 포함)의 수용이 일체화identification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③은 시 「엄마」의 캘리그라피이다. 시에 등장하는 ‘너희들’은 가난한 아이들이다. 그런데 오민준의 캘리그라피에서는 이 작품과 대면하는 우리 모두를 호명하고 있다. 김종삼과 오민준과 아이들과 우리들은 어디서 만나고 있는가. ‘저물어 가는 산허리’다. 이 공간은 삶의 우여곡절이 연이어 있는 장소다. 이때 낱글자 ‘ㅅ’은 산의 형상으로 연산을 이루고 있다. 원텍스트의 핵심 시구인 ‘엄마는 죽지 않는 계단’의 재해석이라 할 수 있다. 첩첩산중 아득함의 연속이기보다는 두 팔로 껴안아 보듬는 영원한 모성의 형상으로 변주되었다.
이처럼 오민준이 펼친 낱글자 ‘ㅅ’의 변주는 김종삼의 시적 정서를 넘어 새로운 구경究竟을 펼친다. 사람으로, 집으로, 산으로 변주되는 개방성은 오민준의 심미적 세계를 보여 주는 것이다. 천지인 합일의 평등과 평화의 보편주의의 발상이라 할 수 있다.

낱글자 ‘ㅁ’의 이미지는 심미성의 변주를 넘어 형식이 내용을 보듬고 내용이 형식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고 가는 포월抱越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④는 시 「민간인」의 캘리그라피이다. 젖먹이를 삼킨 용당포 앞바다는 검게 드리워진 ‘ㅁ’의 이미지이다. 오른편 따로 분리된 ‘ㅁ’의 형상은 서로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 듯 네 귀가 틀어져 있다. 곧 무너질 듯하다. 그 난경 속에 빠진 듯 어린 ‘ㅁ’이 흔들리며 가라앉고 있다. 이 비극은 온전히 저 푸른 왼편 ‘ㅁ’이 담아내고 있다. 김종삼의 시에서 ’푸른 시야‘는 여성적 상징이다. 특히 예수의 죽음을 목도하여 부활을 예지하는 성모의 언어이며 모든 어머니의 총합이다. 분단이 초래한 비극은 이 ‘ㅁ’의 푸른 모성 품에서 잦아들고 있다.
⑤는 시 「엄마」의 또 다른 변주다. 앞서 같은 시의 캘리그라피에서 ‘ㅅ’의 심미성이 영원성을 담았는데 이 캘리그라피에서는 ‘ㅁ’으로 변주되면서 ‘문’으로 형상화된다. 한 차원에서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길을 여는 신비체험이다. 이는 성육신incarnation의 존재론적 변화를 연상시킨다. 고통과 고난의 때를 이겨내고 일어난 사건이다. 그러므로 ‘ㅁ’은 그리스도를 잉태한 성모처럼 가난한 아이들을 품고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모성의 면모라 할 수 있다.
⑥은 시 「미사에 참석한 이중섭씨」의 캘리그라피이다. 김종삼의 시어들이 울타리가 되어 ‘ㅁ’을 보듬은 형상이다. 이 가호加護에는 가난한 사람들, 평화, 천사, 음악 등의 시어가 글씨들이 보석처럼 박혀 빛을 발하고 있다. 이중섭이 추구했던 그림이, 김종삼이 지향했던 시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이 되길 바라는 소망을 오민준이 선뜻 보여주었다. 그래서 모성의 낱글자 ‘ㅁ’은 기쁨이며 축복이고 선물로 변화되었다.
초월超越은 한계상황을 넘을 때 장애를 부정하고 삭제하여 획득하는 경지라면 포월은 막다른 상황조차도 껴안고 위무하며 새로운 세계로 더불어 가려는 실존적 기투企投라 할 수 있다. 이 영웅적 행로에 모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여성적 글쓰기야 말로 김종삼 시학의 정수이며 오민준에게 미친 시적 서정의 모태이다.

내용 없음과 있음

캘리그라피에는 한 사회의 문화적, 역사적 흔적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단순히 아름다움의 형식을 넘어 한 사회를 이루는 의미가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나아가 기계적이고 기능적인 글자, 혹은 언어의 숲에서 나와 그 숲 전체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감성적 기능이 캘리그라피에 있는 것 같다.
김환기가 이국 만 리 미국에서 캔버스를 앞에 놓고 수없이 찍은 점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추상화로 탄생했다. 이 역작은 김광섭의 시 「저녁에」가 원 텍스트이다. 시인은 별 하나를 보며 그리움을 삭였고 화가는 그리움을 한 점 한 점 찍으며 예술로 승화시켰다. 이 상호텍스트 간에 오갔던 서정의 깊이를 오민준의 캘리그라피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
오민준의 캘리그라피는 김종삼의 시에 공간을 마련했으며 육체를 부여하여 숭고한 아름다움을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김종삼의 시 세계는 단일하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다. 언제나 복합적이며 동적이며 생산적이다. 이 고양된 시 세계에 오민준의 캘리그라피가 일조하였음은 물론이다.
김종삼이 펼쳐 놓은 아름다움의 ‘내용 없음’의 공간은 언제나 자리하는 모성의 장소로서 늘 비어 있다. 오민준의 아름다움은 힘껏 그 품으로 달려가 하나가 되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처럼 자비와 연민의 공동체를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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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필기구 전문 - 캘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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